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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참한 스타일이 아니다.
엄마아빠의 사랑을 듬뿍받은 막내딸로, 엄마아빠와도 격없이 대화하고 친구처럼 지냈고,
연애할때도 남자들을 쥐흔들며 머리꼭대기에 앉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결혼 후, 나는 어느 순간 참해졌다.
처음 결혼하고나서는 미친듯이 싸웠다. 아니 연애때부터 미친듯이 싸웠다.
난 이런 성향인데, 넌 왜 나한테 안맞추니부터 해서 넌 왜그렇게 행동하니.. 등등
결혼하고나서는 니가 맞네, 내가 맞네, 우리집은 이런데 너네집은 왜그러니 등등
싸울일이 천지였고, 나는 정말 파이터 중 상 파이터였다.
그러나, 결혼 후 몇년이 지난 지금
그런 싸움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말싸움뿐만 아니라 감정싸움은 서로에게 상처만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순간, 남편과 싸우기 싫은 나는, 남편이 싫어하는건 안하게 되고, 남편이 집안일을 안해도 잔소리 하지 않게 되었다.
집안 꼴이 엉망이면 남편한테 시키기보다 그냥 내가 보기 싫으니 스스로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빨래 널고, 개키고, 혼자서는 잘 차려먹지 않는 남편을 위해 요리하는 건 일상이 되어버렸다.
누군가 그랬다. 너희 어머니가 너희 아버지한테 한대로 남편한테 하고 있지 않냐고
생각해보니 나는 우리엄마가 아빠한테 그랬던 것 처럼, 아빠는 나가서 돈을 벌어오니 힘드니까 집에서 아빠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해주는 엄마처럼 변해갔다.
난 그렇게 참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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